고된육아와 산후우울증을 겪은 엄마라면|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도서리뷰
아이가 아직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아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 거기에 이사까지 하는 바람에 아이를 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...
내년에는 어린이집을 꼭 보내리라..마음먹고 있지만 매일 확인하는 어린이집 대기자 번호를 보면서 내년도 아슬아슬하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는 나도 일을 하고 싶은데.. 언제까지 이 생활이 계속될지 앞으로의 나는 어떻게 될지 내년에는 일이라는 걸 할 수 있을지 취업은 될지... 너무 막막해 '경력단절'이라는 제목의 책을 검색하다 우연히 책 한 권을 발견했다
책소개에서 부터 이건 내 이야기이다 싶었던 책이다
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(저자 김슬기)
출산과 육아 그리고 경력단절... 산후우울증을 겪은 저자의 이야기는 마치 내 이야기이다 싶었다
본문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
결혼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겨 가는 지역 이사 수준이라면 출산은 지구에서 화성으로 옮겨 가는 행성 이동 차원이랄까 작디작은 아이는 우리가 만들고 유지해 온 모든 것을 뒤집었다
라는 말이 나온다
최근에 21개월 된 아들을 키우면서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었다
난 화성에서 온 아이를 키우고 있는거라고 왜 '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'라고 하지 않던가!!
그래서 이 아이는 아직 지구에 적응을 못했으며 지구에서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해서 이런 거라고 말이다
몇번을 부르고 몇 번을 소리쳐야 그나마 안된다는 것을 눈치로 분위기로 알아채는 듯하면서도 분명히 말을 알아들은 것 같은데 모르는 척하는 이 꼬맹이는 하루에도 나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동지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했다
책 중간중간 공감되는 말도 많았는데 그 중 재미있던 문장은
출산 다음 날 아침 간호사들은 배앓이에 관한 안내장과 예방주사에 관한 안내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지침이나 조언 없이 새 가족을 퇴원시킨다 아기보다는 일반 가전제품이 더 상세한 취급 설명서와 함께 온다
이 문장을 읽고 얼마나 웃겼던지...ㅋㅋㅋ
책 내용도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으며 저자가 힘들때마다 읽었던 책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주는데 조만간 저자가 소개해 준 책들도 함께 읽어보려 한다
저자가 고된 독박육아로 힘들고 산후우울증으로 죽고싶은 마음을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 주고 힘이 되어준 건 바로 '책'이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건 무엇이 있을까?라는 생각이 들면서..
나도 하루빨리 그것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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